충동 라이딩;; – 수원 이곳 저곳

회의가 있어서 수원으로 전철을 타고 가다가 창 밖을 보니 날씨가 너무 좋더군요.
단풍이 물드는 계절임을 오늘에야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좀 빠듯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싶어서 충동적으로 전철에서 내렸습니다.
낙엽 쌓인 자전거 도로, 예쁘게 물든 가로수…
어릴적엔 가로수가 수양버들이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사악사악 버스 유리창에 스치는 소리를 좋아했지요.
언제부터인가 주변에서 수양버들 보기가 어려워진 것 같아요.
하지만 뭐, 이건 이것대로 좋군요. ^^;;
수원역부터 철길을 따라 수원시계까지는 신도시 비스무레한(?) 지역이라 자전거 도로도 그럭저럭 잘 정비되어 있고, 주변 조경도 그럴싸해서 기분좋게 자전거를 탈 수 있습니다. 자동차 소리가 좀 거슬리긴 하지만요… (오늘은 충동적인 라이딩이라 지도는 없습니다.;;)
회의가 끝나니 저녁 시간이 다 되었길래 식사를 하고 올라갈까 하다가, 이왕 수원까지 왔으니 효도 한 번 해볼 생각으로 어머님께 함께 식사를 하자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본가가 수원이거든요. 수원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수원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었지만, 일단 떠나고 나니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데도 발길이 뜸해집니다.
어머님껜 죄송스런 마음이 불쑥불쑥….저녁은 결국 어머님이 내셨습니다. ^^;;

밥만 먹고 올라가기 좀 그래서 미적미적 하다가 밤 늦게야 겨우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조금 피곤한 듯 해서 역까지만 자전거로 가서 전철을 탈 생각이었는데, 또 충동적으로 1번 국도를 따라 페달을 밟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출근은 어쩔거냐, 출근은? ㅡㅡ;;)

1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조명에 둘러싸인 창룡문이 나타납니다. 꽤나 그럴 듯해 보입니다.
예전에는 언덕 위에 판자집 비스무레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시야를 완전히 가리고 있어서 도로에선 창룡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것을 수원 화성 복원 사업을 한다고 싹 밀어버리고 공원을 조성해 놓았네요.
문화재 보호도 좋고, 경관도 좋아졌다만…
여기 살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졸지에 철거민이 되었을텐데…보상이나 제대로 받았을지…;;

사실 어렸을 때에는 오른쪽 사진의 장소를 창룡문’터’로 생각했습니다. 개발을 위해 도로를 뚫느라 문화재를 가차없이 밀어버린 줄로만…;;
어릴 때부터 꽤나 삐딱한 아이였나 봅니다. ^^;;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 유산이니 어쩌니 해도 솔직히 제겐 그저 동네 놀이터 정도의 인식이 더 뿌리깊게 박혀 있어요. 그 문화적 가치가 재조명받기 시작할 때도 ‘왜들 저러나?’ 싶기도 했죠.;;
사실 대단하긴 한가 봅니다. 저 역시 늘 보던 이 곳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접하면 뭔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죠. 언젠가 수원 화성 전체를 자전거로 답사해 보려는 마음도 있습니다.
잠시의 휴식 후 다시 출발…
1번 국도를 따라 수원을 벗어나려면 몇 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선 자전거 도로가 없습니다. 전용 도로는 고사하고 인도에 구획을 나눠 아스콘 포장해 놓은 곳도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있다는 곳이 보도블럭에 하얀 선 찍 그어놓은 정도…;;
별 수 없이 차도로 가야 하는데 특히 야간에는 차량들이 100km/h가 넘는 무시무시한(자전거 타는 사람에게는) 속도로 폭주합니다. 초심자는 차라리 인도로 가는 것이 낫고, 차도로 가더라도 후미등은 필수입니다.
또 한 가지 난관은 많은 ‘고개’입니다. 수원시계까지 평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난이도가 높은 곳은 아니지만 평소에 운동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죽음…;;
그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바로 수원시와 의왕시의 경계에 우뚝 솟은… 정조가 화성 행차에서 돌아갈 때 자꾸 자꾸 멈춰 돌아봤다는 지지대 고개입니다. 아무래도 지극한 효심 때문이라기 보다는 가마꾼들의 탈진이 진짜 이유라는 생각이…^^;;
그래도 예전 철티비로 오르던 때보단 훨씬 수월했습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지지대 고개 너머엔 시원스런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나게 페달을 돌리며 내려가다 속도계를 힐끗 보니 6으로 시작되는 두자리 숫자가…응? 6?
30cm 옆으로 자동차들이 폭주하는 차도에서…그것도 야간에…;; 삐끗하면 대형 사고…;;
그래도 브레이크는 없다. 오빠 달려~!! 꺄아악!! ㅡㅡ;;
제 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 따라하지 맙시다. ^^;;
아무튼 어찌어찌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네요.
오늘 주행 거리 21.3km
주행 시간 1시간 30분
평균 속도 14.2km/h
2 Responses to 충동 라이딩;; – 수원 이곳 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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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저 자전거 있는 풍경 멋져요.
저자전거는 그냥 폴딩 바이크인가요?
brompton이라는 폴딩 바이크에요.
제 블로그를 뒤져보면 간단한 소개가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