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목련

내 기억으로는 목련은 가장 처음 피고 가장 처음 지는 꽃이었다.
이른바 봄의 전령 쯤 된다고나 할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봄꽃은 목련, 개나리, 진달래, 철쭉, 벚꽃 순으로 피었다.
피고 지는 시기가 칼로 자르듯 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것이 해가 갈수록 꽃 피는 날의 경계가 허물어지더니
급기야 올해는 그야말로 온갖 꽃봉오리들이 한꺼번에 열렸다.

눈은 즐거울지 몰라도 뭔가 어색하다.
날씨가 미쳐가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세상이 복잡해지니 꽃들도 헷갈리기 시작한 것인지.
그 어떤 것보다 제 정신이 아닌 것은 아마 사람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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