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동안의 자신과 대면하기 위하여
26 4 2006 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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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언가 이뤄보겠다고, 무언가 채워보겠다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차 하는 사이에 서른이 넘어가고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이 계속됩니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나날입니다. ‘오늘도 무사히’가 어느새 삶의 목적이 되어버린 지금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엔 일기를 써볼까 했지만 시작하고 한 달을 넘기지 못한 전력을 생각해내곤 포기했습니다. 그러다 Journal 10+란 것을 발견했습니다. 십일 년 동안 쓰는 일기장. 십일 년이란 기간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하루에 고작 넉 줄입니다. 띠지에 “The Busy Person’s Journal/Record Keeper”라고 쓰여 있지만 귀차니스트에게도 딱입니다.

사진에 보이듯이 올해 4월 26일부터 2016년 4월 26일의 기록을 한 쪽에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꾸준히 쓴다면 내년 4월 26일에는 그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 년 전의 자신과 대면할 수 있습니다.
넉 줄, 별것 아니라 생각했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막막합니다. 그냥저냥 하루를 보냈다면 하루의 삶으로 고작 넉 줄을 채우지 못해 허탈할 것 같고, 충실한 하루를 보냈다면 넉 줄로 압축하기 고민스러울 것 같습니다. 넉 줄이 넘어갈 경우를 대비한 이월 페이지도 있습니다만 사십여 쪽 정도밖에 되지 않아 무턱대고 길게 쓰진 못할 듯합니다. 이래저래 충실한 삶과 진지한 반성을 채찍질하는 놈입니다.
물론 꾸준히 잘 쓴다면 말이지요. 워낙에 끈기가 없는 성격이 되어 놔서 막상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습니다. 어쨌든 큰 맘 먹고 시작했으니 끝장(?)을 봐야지요. 자, 오늘부터 저의 시간은 다시 움직입니다.
2007년 4월 26일에 오늘의 자신과 대면할 확률 현재 12.7퍼센트…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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