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가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한가위에도 고달픕니다.
명절상 차리기에도 버거운 최저임금 노동자들, 명절 때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건설 현장의 임금 체불에 고통받는 건설 노동자들…….
그리고 여기 고향에도 내려가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들이 저토록 끈질기게 싸우는 이유는 절망적인 현실을 조금이나마,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바꾸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 하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아침 노동부 차관이 정작 당사자들인 비정규직들은 이 법안에 찬성하는데 노조 지도부가 분위기 파악 못하고 헛짓거리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관제 데모 나가본 경험밖에 없어서 파업하면 누가 일당이라도 쳐 주는 줄 아나 보다.
관련 기사 – “노조 지도부, 개별 노동자 의견 대변못해”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노동법을 전공한 대부분의 교수들은 사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
관련 기사 – 노동법 교수 80% 파견확대 반대
이 법안의 핵심은 ‘파견 확대’이다. 1998년 파견법이 제정되고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해당 업종의 모든 노동자들이 싸그리 비정규직으로 전락했다. 비록 몇명 업종을 금지한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파견이 금지된 업종에 위장 도급, 불법 파견이 판을 치고 있다.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에는 금지한다고 해도 ‘직접 생산’에 대한 해석에 따라 엄청나게 많은 분쟁이 생길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뒤집어쓰게 될 것이 뻔하다.
정부에서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10만명을 정규직화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조중동에서 일제히 쏟아낸 사설이 아주 가관이다.
한 마디로 경제가 어렵고 비정규직이 증가한 것은 노동시장의 경직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임금 때문이니까 공공부문에서 정규직을 늘리는 것은 경제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젠 그냥 어이가 없을 뿐이다.;;
어제 오늘 일도 아니지만 의견과 입장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버젓한 사실을 왜곡하는데는 정말 질려버렸다.
구조조정이랍시고 몇 천 명씩 대량으로 정리 해고해 놓고서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서 임금 반만 주고 부려먹고 있는 대기업들의 작태를 잘(?) 살펴보면 비정규직 문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백해질 것이다.
경찰 집계로만 광화문에 5만이 모였다고 합니다. 분명히 훨씬 더 모였겠지요. 전국에서 집회가 열렸다고도 합니다. 썩어빠진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편, 울산에서는 전국에서 몇 시간을 달려와 모인 1만 명의 노동자들이, 한 노동자가 비정규직도 인간이라고 외치며 죽어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집회를 열었습니다.
뉴스에서는 한 마디의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상황의 핵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탄핵 무효? 부패 정치 척결? 썩은 정치 심판? 그 역시 중요하겠지만 핵심은 아닙니다.
핵심은 바로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 FTA, 노동 탄압, 비정규직 차별에 저항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 농민입니다.
어느 언론에서도 진지하게 돌아봐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04년 1월 산재로 목숨을 잃은 4명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과
이틀에 한 명 씩 죽어나가는 건설현장의 노동자들…
여전히 아무도 돌아봐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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